SeaWave Acoustics + Melody AN211 MK2Melody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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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디 AN211 MK2 인티앰프와 시웨이브 알레테이아. 두 제품의 매칭 리포트를 의뢰받았을 때 ‘아!’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필자에게 두 제품은 모두 구면이다. 211은 테스트 명목으로 오랜 기간 들어 보았고, 북셀프 스피커 알레테이아는 기술적으로나 음질 면으로나 최근에 깊은 인상을 남긴 제품이었다. 다만 시간차가 꽤 있었기 때문에 두 제품을 매칭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은 미처 해 보지 못한 상태였다. 생각해 보니 211의 섀시와 알레테이아의 인클로저는 공통적으로 알루미늄이라는 소재를 잘 가공하여 우아하고 아름다운 외관을 갖는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토륨 전극을 사용한 211의 매혹적인 오렌지색 불빛이 알레테이아의 아름다운 곡면을 은은하게 감싸 안을 생각을 하니 가슴이 설레이었다.

다만, 마음 한편으론 진공관 앰프, 그것도 채널당 출력이 13W에 불과한 3극관 싱글 앰프와 첨단 기술의 수혜를 듬뿍 받은 고성능 북셀프 스피커가 잘 어울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더군다나 알레테이아의 우퍼는 에톤의 헥사콘이다. 포커스 오디오의 고급 기종에 자주 사용되던 이 튼튼한 우퍼에 대해서는 울리기가 상당히 까다로웠다는 기억을 갖고 있다. 아무래도 우리 애호가들의 일반적인 습관대로라면 211은 출력 음압이 높은 대형 스피커에, 그리고 고성능 북셀프 스피커에는 힘 좋고 튼튼한 트랜지스터 앰프와 매칭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오디오에서 이렇듯 정석적인 매칭만 이루어진다면 재미가 없다. 이 기기, 저 기기 매칭을 하다 보면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기기들 사이에서 환상적인 음이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았고, 그 점이 바로 오디오를 즐기는 재미였다. 기기들의 성질이 전혀 다른 경우 최악의 매칭이 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는 절묘한 매칭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어쩌면 매칭에 있어서 뻔한 ‘공식’을 벗어나는 것이 자신이 추구하는 개성적인 음을 찾는 비결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Melody AN211 MK2
  • 수입원헤르만오디오 (010)4857-4371
  • 가격780만원
  • 사용 진공관211×2, 5U4×1, 12AU7×1, 1L4×2
  • 실효 출력13W
  • 구동클래스A
  • 주파수 응답20Hz-30kHz
  • 입력 임피던스100㏀
  • 입력 감도380mV
  • 출력 임피던스4Ω, 8Ω
  • S/N비88dB 이상
  • THD3%
  • 크기(WHD)45×26×44cm
  • 무게40kg

CD 몇 장을 챙겨서 시웨이브 어쿠스틱스에 도착했다. 아마도 독자들에게 시웨이브 어쿠스틱스는 ‘관음음향’이라는 이름으로 더욱 익숙할 것이다. 1983년에 설립된 관음음향은 설립자인 일명 스님이 구도자의 입장에서 궁극의 소리를 추구하는 독특한 기업으로, 프로 음향 분야에서 꾸준히 활동해 왔고, 한편으로는 가정용 하이엔드 스피커들을 개발해 왔다. 2000년대 중반부터 회사 이름을 시웨이브 어쿠스틱스로 바꾸고 전문 경영인과 기술진들을 보강하여 세계무대로 진출하려는 야심찬 계획을 차근차근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회사 이름을 바꾼 이후로 삼사라, 플로티누스, 보산 등을 개발하며 제작 기술과 음질 튜닝에 획기적인 진전을 이루고 있는데, 알레테이아는 올해 개발된 최신 제품으로 시웨이브 30년의 기술과 경험이 모두 담겨 있는 제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매칭할 제품들에 대해 살펴본다. 인티앰프 AN211 MK2는 멜로디가 야심차게 기획한 뉴 프리미엄 시리즈의 첫 번째 제품으로, 일설에 의하면 영국 오디오 노트의 온가쿠(Ongaku) 앰프의 성능을 최소한의 비용으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되었다고 한다. 온가쿠 앰프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앰프라고 한다면 개성과 취향이 모두 다른 애호가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게 되겠지만, 세상에서 가장 비싼 클래스의 앰프라는 데 있어서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멜로디에서는 정밀한 회로 설계와 함께 최고급 부품들을 아낌없이 투입하면서 앰프의 가격을 현실적인 선에서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하는데, 내부를 보면 역시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젠센 코퍼 포일 오일 커패시터 및 니치콘 골드 전해 커패시터를 위시하여 정밀한 스텝 어테뉴에이터 볼륨을 사용하였고, 일본에서 제작한 특수 열처리 C코어에 일일이 수작업으로 감은 출력 트랜스포머를 장착했다. 초단관은 쌍삼극관 12AU7, 드라이브관으로는 텔레풍켄제 1L4를 사용하고 있는데, 1L4는 1940년대부터 포터블 라디오에 사용되었던 소형 5극관으로 고역 특성이 특히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류관으로는 5U4가 사용되고 있는데, 용도별로 분리된 대용량 반도체 정류부와 병행 사용되며, 출력관의 수명을 늘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출력관 211은 직류 점화를 통해 험을 제거하였으며, 내부 배선에 있어서도 헤비 게이지, 고순도 동선을 이용한 하드와이어링으로 철저하게 만전을 기했다. 결론적으로 멜로디는 온가쿠 앰프의 10%에도 한참 못 미치는 가격대에서 훌륭한 앰프를 만들어 내게 되었고, 해외 오디오 팬들에게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게 되었다. 해외 모 웹진에서는 베스트 반도체 인티앰프로 다질 CTH-8550을, 베스트 진공관 인티앰프로 멜로디 AN211을 선정하기도 했다.

이와 짝을 이룰 알레테이아 역시 투입된 물량 면에서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우선은 알루미늄 통 주물로 만든 일체형 인클로저를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마 기계 공작법에 지식이 있는 애호가라면, 덕트를 포함한 3차원 곡면 형상의 스피커 인클로저를 전통적인 주조법으로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 것이다. 다만, 비용을 차치하고 이렇게 제작해서 성공한다면 강도 면이나 진동 특성 면에서 월등한 경쟁력을 갖게 된다. 곡면 형상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평행면이 없으므로 정재파가 발생하지 않는 이점도 있다. 특히 알레테이아의 인클로저는 알루미늄에 실리콘을 투입한 소재로 만들어지므로 연성이 좋다. 이 말은 인클로저가 큰 충격을 받았을 때 깨지지 않고 찌그러진다는 뜻이며, 일반 알루미늄에 비해 금속 특유의 공진이 억제된다는 의미와도 상통한다. 아노다이징 처리를 한 외관은 파스텔 톤으로 은은하게 보이며 고급스럽다. 리라를 연상하게 하는 독창적인 형상의 스피커 그릴과 늘씬하고 튼튼한 전용 스탠드 역시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다. 공예품과 같은 아름다운 만듦새다.

SeaWave Acoustics Aletheia
  • 제조원시웨이브어쿠스틱스 (02)859-1950
  • 가격1,350만원
  • 구성2웨이 2스피커
  • 인클로저베이스 리플렉스형
  • 사용유닛우퍼 17cm 에톤 헥사콘, 트위터 2.8cm 에소타
  • 재생주파수대역28Hz-22kHz(±1dB)
  • 크로스오버 주파수2kHz
  • 임피던스
  • 출력음압레벨90dB/W/m
  • 크기(WHD)30×46.5×37.5cm
  • 무게23kg

사용된 유닛은 다인오디오의 에소타 트위터와 에톤의 헥사콘 우퍼. 2000년대 초에 관음음향에서 출시했던 오리지널 알레테이아와 같은 구성이다. 인연이 있었던지 당시에 알레테이아를 리뷰했던 적이 있는데, 사용 유닛을 제외하고는 모든 면에서 바뀌었으므로 완전히 다른 스피커라고 보는 것이 옳다. 시웨이브 어쿠스틱스의 스피커들은 일체 납땜을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제작자는 납땜을 육상 트랙에 놓인 허들로 비유했는데 참으로 적합한 비유가 아닌가 한다), 이렇게 신호 경로에서 장해를 제거하고자 하는 노력은 스피커 구석구석에 철저하게 배어 있다. 트위터의 음압을 조정하기 위해 사용되는 L-PAD의 저항은 저항체와 리드선 사이에 납땜으로 연결되는 것이 찜찜하여 순은 리드를 접착하는 방식으로 특별히 제작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우퍼에 연결되는 인덕터(코일)다. 포일 인덕터(판형 도체를 감아놓은 것)를 사용하고 있는데, 도체의 단면적을 환산하면 무려 12AWG에 해당한다. 이 정도 굵기라면 고급 전원 케이블의 도체 단면적에 해당하는데, 이렇게 굵은 선재로 코일을 만든다는 것은 도저히 상상하기 어렵다. 공심으로 감는다면 원하는 인덕턴스를 얻기 위해 인클로저에 들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크기가 커질지도 모른다. 시웨이브에서는 일본에 특주하여 어렵게 개발한 니켈 코어를 사용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했다. 니켈 코어를 도입한 결과, 인덕터 전체의 길이가 13m 가량으로 공심 인덕터에 비해 크게 줄어들게 되었고, 덕분에 DC 저항 역시 함께 줄어들어 저역의 구동에서 ‘충격적인’ 개선이 있었다고. 또한 코일의 절연에도 에나멜 피복이 아닌 듀폰 사의 테플론 필름을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 이는 제품의 내구성뿐만 아니라 잡 진동의 제거에도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이제 소리를 들어본다. 본격적인 매칭에 앞서 예전에 몇 차례 들어보았던 올닉 프리앰프와 크렐 600C의 조합을 잠시 들으면서 영점을 맞췄다. 소스 기기는 마크레빈슨 31 트랜스포트에 dCS P8i를 DAC로 쓰는 조합이고, 리스닝 공간은 상당히 라이브한 편이다. P8i가 프리앰프로도 쓸 수 있도록 출력 전압이 표준에 비해 상당히 높으므로 출력을 9dB 낮추고 밸런스 선으로 연결했다. 처음 올린 음반은 리키 리 존스의 [팝팝]. 반주 어쿠스틱 기타가 상큼하고 요염하게 공간에 펼쳐진다. 요즘 다이아몬드나 베릴륨 트위터가 대세라고들 하지만 알레테이아를 통한 에소타의 소리는 여전히 명불허전의 경지다. 기척감이나 세세한 여운에 에소타만의 촉촉한 요염함이 더해진다. 어쩌면 이런 부분이 우리가 재생 음악에서 원했던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 이 느낌은 노스탤지어와 같은 그리운 어떤 것에 닿아 있다.

리키의 목소리는 나대지 않으며, 평소 느끼던 것보다 약간 낮고 슬픈 느낌이 살짝 가미된다. 라이브한 리스닝 환경도 요인이겠으나, 거침없는 저역에 기인한 점도 적지 않은 듯하다. 라미레스의 [미사 크리올라]에서 깊고 낮은 북소리의 여운이 인상적이다. 걱정과는 아랑곳없이 헥사콘 우퍼는 채널당 13W의 211 싱글에 온순하게, 아니 열렬하게 반응하고 있다. 올닉-크렐 조합에 비해 무대의 광활함과 저역의 양감은 분명히 줄어들지만, 이것은 분명히 시웨이브 어쿠스틱스의 넓은 시청실에 국한된 이야기가 될 것이다. 일반적인 가정환경에서 출력으로 인한 문제는 전혀 없을 것으로 본다.

관현악이나 대편성 재즈 모두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수준이며, 소규모 어쿠스틱 편성에서 아기자기하고 섬세하며 나긋나긋한 소리에는 매료될 소지가 크다. 특히 로시니의 [현을 위한 소나타]와 같이 가볍게 부유하는 현의 속삭임, 투명하고 상큼한 쳄발로와 함께 바로크 음악의 선명한 색채감을 사랑하는 애호가들에게 이 매칭은 공예품을 연상케 하는 아름다운 외관보다도 훨씬 더 높은 가치가 있을 것이다.

글 최상균
제공 월간 오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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